실생활에서의 명령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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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규칙은 무엇인가? 하나하나의 상황마다 거기에 맞는 명령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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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전통을 따르는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명령과 원칙을 이해하는 데 성경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성경에서 일에 관한 구절을 찾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 성경의 첫 장과 두 번째 장에서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에게 자연 자원을 보살피고 경작하라는 일을 주신다(창1:26-29, 2:15, 2:18-20).
  •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일하고 7일째에 안식일을 가짐으로써 7일을 기준으로 하는 일의 전형을 보여주셨고,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에 따라 일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창2:2, 출20:9-11, 마2:27). 또한 일상적인 일과 휴식에 관한 규칙도 정해져 있다(시104:19-23).
  • 정직하게 일해서 생계를 유지하라고 명령받았다(시128:2, 살전2:9, 살후3:7-10).
  • 잠언에서는 열심히 일하라는 권고의 말씀과 나태에 대한 경고의 말씀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잠6:6 등).
  • 육체노동 또한 괄시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왕도 자신의 손으로 일했다(삼상11:5). 예수님께서도 수공업에 종사하셨다(막6:3).
  • 예언자들은 게으른 부자들을 비난한다(암6:3-6 등).
  • 예수님께서도 이전의 선지자들처럼(사5:7-8, 미3:1-3; 암5:21-24),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 이들을 꾸짖으신다(마23:23).
  • 사도 바울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장막을 만드는 일을 했으며, 성실하고 자립적인 모습을 통해 자신을 따르는 개종자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라고 이들에게 권했다(엡4:28). 바울은 정직한 노동이 복음을 전파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았다(살전4:11). 그래서 일상적인 일을 제쳐둔 채 보다 더 시급하다고 여기는 복음사역에 무작정 뛰어들어 결국 남에게 의존해서 사는 열성주의자들을 바울은 질책했다(살후3:10 이하).
  • 우리는 노동을 하나의 예배 행위로서 접근해야 한다(고전10:31, 골3:17, 23).

 

또 성경에서는 직장 문제에 대해 염려하는 구절도 찾을 수 있다.

  • 우리는 그저 상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골3:23, 엡6:5-8). 또한 우리는 전심을 다해 일을 대하고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전9:10, 골3:22-24).
  •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고, 그러한 일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의식주를 누리길 원하신다(눅10:7, 살후3:10, 시128:1-2).
  • 고용주들은 자신도 궁극적으로 섬겨야 하는 주인이 계심을 인정하고, 자신이 고용한 사람들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하도록 명령받았다(골4:1).
  • 이들은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사실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눅10:7, 딤전5:18).
  • 고용인도 자신의 고용주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딤전6:1; 딛2:9).

 

   이러한 명령들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관계나 성실함을 다루는 성경 말씀은 아주 많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주제 성경(The Businessman’s Topical Bible)[1]과 그 자매편인 <비즈니스우먼을 위한 주제성경(The Businesswoman’s Topical Bible)[2]은 직장에서 흔히 겪는 100가지 문제를 열거한 뒤, 그에 따른 해답을 제시해주는 1,550개의 성경 말씀을 인용한다. 그 책이 다루는 주제로는 고객이 불평할 때, 회사의 핵심적인 직원이 퇴사했을 때, 배신당한 기분이 들 때,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싶은 유혹이 생길 때, 그리고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등등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윤리적 딜레마를 성경에 입각해 한 권의 규칙서로 만들어내는 것은 가망이 없어 보인다. 그 어떠한 일련의 명령이라도 직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다루진 않는다. 그리고성경이 쓰여진 시대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직장 문제들이 오늘날에는 존재하기도 한다. 성과에 따라 스톡옵션을 나눠주는 것은 윤리적인 일인가?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상품 광고는 윤리적인 것인가?직원 고용에 있어서 소수민족을 선호하는 것은윤리적인 일인가? 경쟁사를 인수하는 것은 윤리적인 일인가?위의 상황들은 그 어떠한 성경적인 명령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게다가 이것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포괄적인 규정을 만들어내려고 했을 때 맞닥뜨렸던 문제로, 이들은 사소한 문제에 얽매여 결국 중요한 내용까지 놓치게 되었다. 그렇지만 성경이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는 사실까지 무시해버리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닐 것이다. 성경은 도둑질, 거짓말, 원수를 포함한 이웃들을 사랑하는 것, 옳은 일을 행하는 것,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살피는 것 등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크리스 마셜(Chris Marshall)은, "성경적 명령, 법 또는 원칙의 규범적 권한을 배제하는 것은 기독교적 윤리에 따라 구별되는 그리스도인의 성품을 위태롭게 할 수 있으며, 너무 많은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주는 격이다."[3]라고 말했다. 성경은 오늘날의 직장에서 윤리를 위한 종합 규정집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경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하고 중요한 규칙들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Mike Murdock, The Businessman’s Topical Bible (Tulsa: Honor Books 1992).

Mike Murdock, The Businesswoman’s Topical Bible (Tulsa: Honor Books, 1994).

Christopher Marshall, "The Use of the Bible in Ethics" in Voices for Justice, edited by Jonathon Boston and Alan Cameron (Palmerston North, N.Z.: Dunmore Press, 1994)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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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성경 속의 수많은 명령들을 몇 가지 포괄적인 명령이나 원칙으로 압축시키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예시는 모세의 십계명[1]이나 예수님의 팔복에 대한 가르침[2], 혹은 잠언의 인용 문구들[3]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비즈니스맨과 비즈니스우먼을 위한 성경원리에 입각한 완벽 지침서>[4]라는 화려한 부제가 붙은 래리 버켓(Larry Burkett)의 <성경속의 경영학(Business by the Book)>은 다음과 같이 경영과 관련된 성경적인 최소 기본 원리 6가지를 이야기한다.

  • 경영 실무를 할 때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라.
  •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라.
  • 적당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라.
  • 채권자들을 존중하라.
  •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라.
  • 고객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라.

 

이밖에도 이와 비슷한 시도는 무수히 이루어졌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은 다수의 유용한 통찰력을 내포하고 있지만, 때로는 우리가 사물의 핵심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성경적 통찰력의 범위에서 벗어나 결국 작위적인 규정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신앙의 눈으로 본 경영(Business Through the Eyes of Faith)>[5]은 좀 더 근본적인 성경적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책으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최우선의 윤리적 문제로 삼는다. 그리고 미가 6:8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비즈니스 분야에 사랑을 어떻게 적용하길 원하실지 판단할 수 있는 원칙을 도출한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6] 따라서, 정의와 선함, 그리고 신실함을 통해 적용되는 사랑은 윤리적 원칙의 기초가 된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23:23에서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라고 말씀하시면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신다. 이는 기독교적 윤리의 핵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개인적 윤리와 사회적 윤리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초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문제마다 특정한 명령을 구하는 것보다 몇 가지 근본적인 명령을 따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면, 그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다른 모든 명령들이 토대로 삼고 있는 단 하나의 성경적인 명령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출20:1-17 또는 신5:6-21의 축약된 버전. 예를 들면, 십계명의 몇가지 제적인 함축의 유용한 요약에 대해  Max L. Stackhouse, “The Ten Commandments: Economic Implications” in On Moral Business, edited by Max L. Stackhouse, Dennis P. McCann and Shirley Roels (Grand Rapids: Eerdmans, 1995) 59-62쪽과 David Gill, Doing Right (Downers Grove: IVP, 2004)를 보라.

David Gill, Becoming Good (Downers Grove: IVP, 2000).

Michael Zigarelli, Management by Proverbs (Chicago: Moody Press, 1999) and also Clinton W. McLemore, Street Smart Ethics (Louisville/London: WJKP, 2003).

Larry Burkett, Business by the Book (Nashville: Thomas Nelson, 1990).

Richard C. Chewning, John W. Eby and Shirley J. Roels, Business Through the Eyes of Faith (London: Apollos, 1992).

Ibid, 26.

지침이 되는 여러 원칙에서 단 하나의 명료한 명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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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도덕적 명령들을 모아서 이를 전부 포함하는 단 하나의 명령으로 요약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다음 구절을 황금률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7:12) 이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내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접받고 싶은가?"[1] 맥스웰은 이 말씀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다른 원칙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 다른 이들이 여러분을 대해주는 것보다 더 잘 대해주어라.
  • 또 누군가 여러분에게 억지로 5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10리를 동행하라(마5:41 참고).
  • 여러분을 도울 수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라.
  • 옳지 않은 일을 행하는 것이 자연스럽더라도 옳은 일을 행하라.
  • 약속을 지키는 것이 손해라고 해도 약속을 지켜라.

 

   안타깝게도, 이것은 본질적인 율법의 수를 줄인다기보다 오히려 늘리고 있다. 또한 성경에서 직접적으로 인용되지 않은 원칙들도 소개하고 있다.

 

   조셉 플레처(Joseph Fletcher)는 자신의 저서 <상황윤리(Situation Ethics)>[2]에서 모든 것을 예수님의 "사랑하라는 명령"에 적용시켰다.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22:39) 그 후 플레처 역시 비슷한 문제에 맞닥뜨렸고, 다른 여러 가지 원칙을 만들어내야만 했으며 (4개의 전제와 6개의 제안) 사랑해야 하는 상황을 대체로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명료하게 밝혀야 했다. 맥스웰은 스스로 <상황윤리>의 "도덕적 상대주의"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애쓰면서 플레처와 다르게 사랑하라는 율법을 절대적인 도덕적 원칙으로 보지 않았다. 다시 말해, 다른 모든 도덕적 규칙들을 그저 단순한 "조명 장치" 정도로 만들어버리는 절대적 원칙으로 이 율법을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맥스웰과 플레처의 경우에서 모두 볼 수 있듯이, 단 하나의 원칙을 격상시켜 선택하는 단순함이 어떤 점에서는 매력적이고 유용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무 지나치게 단순하고 현혹적일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윤리학을 논하는 데 단 하나의 접근법만을 사용하는 미흡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들의 경우에 명령 접근법만을 사용하고 있다. 두 경우 모두 하나의 절대적인 성경 명령을 격상시키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 절대적 명령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 다른 적절한 명령들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여러 가지 상황과 결과를 고려하게 된다. 또한, 이들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사랑에 대한 실천은 행위자의 인격에 따라 대부분 결정될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John C. Maxwell, There’s No Such Thing as “Business” Ethics (USA: Warner Books, 2003).

Joseph Fletcher, Situation Ethics (London: SCM, 1966).

세 가지 균형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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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힐(Alexander Hill)은 "경영에 있어서 기독교적 윤리에 토대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변함없는 성품"이라고 했다.[1] 인간이 따라야 하는 명령이나 원칙은 하나님의 성품에 따라 정의된다는 것. 차후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힐이 비록 하나님의 성품을 근거로 시작하긴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방법은 성품을 근거로 한 윤리의 형태로 여겨지진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힐이 규칙과 원칙을 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칙과 원칙은 윤리학의 명령 접근법이 갖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성품과 관련해 가장 많이 반복되는 묘사는 신성함, 정의로움, 그리고 사랑이다. 따라서 우리의 법과 규칙, 그리고 관행은 신성함, 정의로움, 그리고 사랑을 나타내야 한다. 힐은 기독교적 윤리에 있어서 이 세 가지 원칙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다리가 셋 달린 의자처럼, 이 세 가지 원칙은 각각 나머지 두 개의 원칙의 균형을 맞춰준다. 다른 두 개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어떤 하나의 중요성만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항상 윤리적 사고의 왜곡으로 이어지기 쉽다. 예를 들어, 신성함에만 치중하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으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규칙을 요구하게 되어 결국 일종의 무력한 고립주의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정의로움만 중시하면 규칙을 위반하는 것의 대가로 과도하게 심한 형벌을 가하게 될 수 있다. 또 사랑에만 치중하는 것은 막연함과 책임감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힐의 접근법은 단 하나의 원칙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더 균형 잡힌 접근법처럼 보인다. 그의 접근법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의 차원까지 살펴보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랑과 정의로움, 그리고 신성함의 개념들 또한 다른 원칙들을 통해 설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방대한 양의 규칙들을 몇 개의 주요 원칙들로 요약하고자 하는 바람은 다시 한 번 미제로 남게 된다. 

 

 

Alexander Hill, Just Business: Christian Ethics for the Marketplace (Downers Grove: IVP,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