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태도에서 위탁의 태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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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께서는 최초의 인류에게 에덴동산과 그 안에 사는 모든 피조물들과 식물들을 관리하라고 명령하셨다. 이를 "창조 명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을 경영하는 일상적 업무를 아담과 이브와 함께 나누신 것이다. 아담과 이브는 스스로를 창조 질서의 관리자로 여겼어야 했다.

 

   이러한 위탁 관계는 우리가 소유한 것, 우리가 거주하는 것은 모두 궁극적으로 우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라는 원리에 입각해서 세워졌다. 소유주는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목적에 따라 일을 행하시기 위해 우리에게 경영을 위탁하신 것이다. 시편 기자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24:1)라고 말했듯이 말이다. 이는 다윗 왕이 성전 건축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은 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올린 기도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29:14 ) 우리는 돈, 재산, 기업, 능력, 물리적 환경, 유산 등 우리가 가진 그 어떤 자원에 대해서도 절대적 소유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 우리가 받은 그 어떤 재산이나 부에 대해서도 우리는 단순히 관리자에 불과하다.

 

   위탁의 의무, 즉 관리하는 것은 위탁의 핵심적 요소이다. 위탁관리자들이 자유롭게 자원을 분배하고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곧 자원의 실제 주인, 또는 이들이 다루는 자원의 수혜자를 대신해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재산이 그들에게 맡겨진다면 그에 따른 책임감 또한 당연히 커진다. 예수님께서는 충실한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의 비유를 들으시며 이를 설명하신다. "...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12:48) 크레이그 블룸버그(Craig Bloomberg)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권력의 자리에 올라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특권을 지닌 것이 아니다. 그저 더 많은 책임을 지닐 뿐이다!"[1]

 

   그러므로 우리가 받은 그 어떤 재물이라도 위탁관리자의 태도로 임하는 것은 재산과 부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을 얻는 데 가장 기본이 된다. 이러한 재물은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 또한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아무 자원도 없이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으시며, 오히려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기 위해 우리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를 원하신다. 운 좋게 풍요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그들의 부를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들은 기부, 투자, 또는 직접 행하는 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 책임을 다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의 자원을 사용하라는 명령은 출애굽기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너는 여섯 해 동안은 너의 땅에 파종하여 그 소산을 거두고 일곱째 해에는 갈지 말고 묵혀두어서 네 백성의 가난한 자들이 먹게 하라. 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 네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할지니라." (출23:10–11)

 

   땅을 소유한 자는 무조건 7년마다 한 번씩 가난한 자가 땅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심지어 들짐승에게도 땅을 빌려주어야 한다. 이러한 명령은 신명기에서 좀 더 간단한 말로 반복된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 (신15:11)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에게 위탁된 자원을 우리 자신을 위하여 비축하면서 우리의 생활방식, 가정, 그리고 교회 시설 등을 필요 이상으로 풍족하게 유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탁은 우리가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향해 일하고 있는 지를 알려준다. 즉,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왕국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우리를 위해 하나님이 계획하신 새로운 경제, 그리고 또 다른 꿈으로 부르심을 받는다. 하나님과의 동반자 관계에 있는 우리는 이러한 목적을 위해 우리의 재산을 포함한 모든 자원들을 재량껏 사용할 수 있도록 부름 받았다.

 

Craig Blomberg, Neither Poverty Nor Riches (Eerdmans, 1999), 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