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합과 이세벨, 땅을 차지하려고 나봇을 살해하다 (왕상21장)

아티클 / 성경 주석

   아합 왕이 자기 이웃에 살던 나봇의 포도원을 탐내기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의 권력을 더욱 남용했다. 아합은 그 포도원을 넘기는 대가로 상당한 액수를 제안했으나 나봇은 그 땅이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이기에 아무리 높은 가격을 준다 해도 그 땅을 파는 데는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합은 낙담하면서 이 합당한 자기 권력의 한계를 받아들였으나 이세벨이 그를 폭군이 되도록 부추겼다. “그러고도 당신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그녀는 비아냥거렸다(왕상 21:7).

 

   설령 왕은 권력 남용의 욕구가 없을지 모르나 왕비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두 명의 난봉꾼에게 돈을 주어 나봇에 대한 거짓 신성모독과 반역죄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그리고 아합은 즉시 나봇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 그 성 장로들이 그를 돌로 쳐 죽이게 했다. 어째서 그 성의 장로들이 제대로 된 재판도 안 한 채 그토록 신속하게 행동했는지 의아하다. 그들은 왕과 공모했던 것일까? 아합의 치하이니 겁이 나서 그의 편에 선 것일까? 어쨌든 앞길의 장애였던 나봇을 제거한 아합은 그 포도원을 자기 것으로 삼았다.

 

   아합같이 뻔뻔스럽게 땅을 차지하는 식을 비롯해 권력의 남용은, 일간 신문만 흘깃 보아도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아합 시대처럼 권력의 남용은 자기 이웃의 유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느니 차라리 자기 안위를 지키는 게 낫다고 생각해 불의는 물론 심지어 살해까지도 그냥 넘어가려는 사람과의 공모가 있을 때 가능하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만이 과감하게 아합 왕에게 맞섰다(왕상 21:17-24). 비록 엘리야의 항거가 나봇을 돕는 데는 기여하지 못했지만, 엘리야의 반대는 아합의 권력 남용에 재갈을 물렸고, 아합이 죽을 때까지 더 이상의 권력 남용은 기록되지 않고 있다.

 

   소수의 단체나 한 개인이 제기한 원칙에 입각한 반대가 권력 남용을 막는 일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어째서 많은 지도자가 자신의 비리를 감추느라 그렇게 고생하겠는가? 당신도 직장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다른 사람의 권력 남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신은 그걸 어떻게 생각했는가? 앞으로 그걸 인지한다면 어떻게 할 텐가? 당신은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