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축복(욘1:16, 3:1-4:12)

아티클 / 성경 주석

   요나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불순종한 것은, 이스라엘의 원수였던 앗수르와 그 수도 니느웨를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고집을 누그러뜨리고 자신의 사명을 성공리에 마무리한다. 이때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자비에 분노한다(욘 4:1-2). 앗수르가 북이스라엘을 멸망시켰기 때문에 이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왕하 17:6).

 

   요나는 자신이 경멸하는 백성들을 축복하라고 보냄을 받았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만 축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온 열방을 축복하셨다. 이 책 7장의 “렘 29장” 부분을 보라.

 

   우리의 일을 통해 우리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한계를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로 놓으려고 시도하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위를 점유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하는 일에서 얻는 유익을 모두 우리 자신을 위해 쌓아 두어야 한다고 흔히 생각한다. 우리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이익을 챙기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는 비밀, 속임수, 편법 혹은 지름길을 사용하거나 착취를 하거나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 일에서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시 우리가 성공은 제로섬 게임이요, 이득 챙기기라고 믿는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닐까?

 

   하나님의 축복은 용량이 제한된 양동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샘이다.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 3:10). 일을 하노라면 경쟁, 유한한 자원, 그리고 우리를 해치려는 악한 의도에 자주 부딪친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태초부터 계획하신 창의성과 생산성, 대인관계와 사회적 조화, 환경적인 균형으로 우리의 일터를 충만하고 웅장하게 변혁시키신다.

 

   요나는 비록 처음에는 자기 원수들을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참여하길 거부했다. 그러나 마침내 하나님께 충성함으로써 불순종을 이겨 낸다. 그가 니느웨에 경고하자, 요나의 예상을 뒤엎고 니느웨 사람들은 그의 메시지에 열렬히 반응한다. “높고 낮은 자를 막론하고”(욘 3:5b) 왕과 대신들, 거리의 백성, 심지어 우리 안 짐승들까지 온 성읍이 ‘악한 길과 손으로 행한 강포에서 떠났다’(욘 3:8). “니느웨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욘 3:5a) 그들이 행한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은 뜻을 돌이키셨고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욘 3:10).

 

   그런데 바로 그것 때문에 요나는 낙심했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을 부르셔서 하길 원하신 그 일의 결과를 자신이 좌지우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니느웨가 용서가 아니라 벌을 받기를 원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의 결과에 맞게 가차 없이 비판을 가하고(욘 4:5),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같이 누리지 못한다. 우리의 태도도 이와 똑같지 않은가? 우리의 일에서 보람이나 성공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을 때,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가 하는 일의 참된 가치를 보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망각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요나가 하나님께 저지른 작고 불완전한 순종은 그의 주변 사람들을 축복에 이르게 했다. 배 위에서 그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라고 자신을 알리고(욘 1:9), 배에 같이 탄 동료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했다. 배에 있던 사람들은 폭풍우에서 건짐을 받고, 더 나아가 여호와를 따르는 자들이 된다. “그 사람들이 여호와를 크게 두려워하여 여호와께 제물을 드리고 서원을 하였더라”(욘 1:16).

 

   만약 불순종이나 분노, 방종, 두려움, 이기심 또는 다른 병적 요소들을 핑계 삼아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일을 주저하고 있다면, 요나의 경험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신실한 사역자인 선지자가 우리보다 더욱 크게 실패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요나의 주저함이나, 결점, 오락가락하면서 간간이 중단되는 사역을 통해서도 그분의 계획을 완수하신다. 우리가 하는 형편없는 사역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뜻하신 대로 다 이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