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상황에 맞는 규칙?

아티클 / TOW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주제별 콘텐츠

   절박해진 웨인은 그의 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는 마침 찾고 있던 종류의 책인 <비즈니스맨을 위한 주제 성경>[1]을 발견했다. 언뜻 보니 책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 책은 특정한 성경 말씀을 찾아 우리가 직면하는 특정한 직장 문제를 다루는 규칙을 제공하는 책이었다.

 

   웨인은 페이지를 넘겨가며 책을 훑어봤다. 저자인 마이크 머독(Mike Murdock)은 “오늘날 비즈니스 업계에서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상황과 환경에 하나님의 통찰력을 제시”하기 위해 성경에서 1550개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었다. 이 말씀들은 “여러분의 태도,” “당신의 직장,” “당신의 일상 스케줄,” “당신의 가족,” “당신의 재정 상태,” “비즈니스맨과 정직,” “고객이 불만족이라면” 등의 주제들로 나뉘어져 있었다.[2] 거의 100개에 달하는 주제가 포함되어 있었고 흔하게 벌어지는 비즈니스 상황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었다.

 

   항목들을 살펴보던 웨인은 책의 저자가 의사 결정에 대하여 그 어떤 상세한 방법도 서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그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각 상황에 적절할 것 같은 성경 구절들을 설명이나 해설 없이 나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씀이 직접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부가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웨인은 처음에 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제를 몇 개 찾았다 : 

  •  "고객이 불만족이라면"이라는 항목에는 "주의 종은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참으며”(딤후 2:24)와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눅 6:35)와 같은 말씀이 수록되어 있었다.
  • "비즈니스맨과 정직함"에는 시편 112:5 말씀이 인용되어 있었다. "은혜를 베풀며 꾸어주는 자는 잘 되나니 그 일을 정의로 행하리로다."
  •  "비즈니스맨과 협상"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딤후 1:7)라는 말씀이 언급되어 있었다.[3]

 

   웨인은 책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았고 이런 무작위로 발췌된 성경 구절들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디모데후서 2:24 말씀은 디모데후서 1:7 말씀과는 정반대의 조언을 주는 듯 했고,어찌됐든 디모데후서 1:7 말씀은 환불에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가르침에 대한 내용이었다. 누가복음 6:35 말씀은 대적 관계에 있는 이들에 대한 것이지, 고객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다. 결국 이러한 말씀들은 실제로 웨인의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러한 접근법의 문제 중 하나가 성경을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여러 상황들에 대한 "해답집"으로만 보는 경우, 말씀이 맥락에서 벗어나 원저자의 의도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는 "제멋대로 갖다 붙이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가 "문제"에서 시작해 "해답"을 구하려 든다면, 실제로 성경을 거꾸로 사용하는 것이 된다. 이것이 초래하는 위험은 우리가 단순히 미리 구성된 계획에 맞는 것만 취하고 다른 모든 것들은 무시해버린다는 것이다. 성경이 스스로 뜻을 전하고, 일관성 있는 주제와 메시지들이 성경을 읽는 행위와 읽는 본문을 통해 스스로 나타나도록 두지 않고서 말이다.

 

   예를 들어, 웨인이 "고객이 불만족이라면"을 자세히 읽어보니, "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라는 누가복음 21:19 말씀이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원래 그 말씀이 속한 구절을 읽었을 때, 그는 비즈니스에 있어서 불만족한 고객과는 전혀 관련 없는 구절임을 깨달았다. 그 누가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들을 인용한 것으로 제자들이 그들의 믿음으로 인해 체포되거나 박해받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시는 부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말씀은 맥락에서 따로 떨어져 수록되어 있었고, 웨인이 살펴본 항목들의 말씀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모든 상황마다 성경적 규칙을 찾아다니는 것에는 또 다른 위험이 존재한다. 그러한 행위는 일종의 환원주의 혹은 율법주의로 빠져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의 경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하나님께 복종하기 위한 진정한 열망으로 인해 율법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너무 시시콜콜 나누었고, 결국 하나님을 따르기보다는 율법주의와 교만에 빠지고 말았다.

 

   만약 이것이 서기관과 바리새인에 대한 심한 비난으로 들린다면, 이들이 하고자 했던 일이 감탄할 만한 것이었음을 잠시 짚고 넘어가자. 이들은 사업 문제를 포함한 자신들의 평생의 삶에 믿음을 진지하게 적용시키고자 했던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에 속한다. 이들은 성전 의식을 따르고 유대교 회당의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믿음의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하고자 했던 일은 삶의 모든 방면에서 경건한 것이 뜻하는 바를 규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일을 행하기 위해 모든 상황에 맞는 규칙을 정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이로 인해 성경이 실제로 뜻하는 바를 훨씬 넘어서는 규칙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안식일을 지키라는 율법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의 열망을 살펴보자. 이 율법이 실생활에서 행해지는 모습을 명백히 정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그 행위의 본질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시는 것을 보고 뻔뻔하다며 질책하기까지 한다. 결국 이들은 스스로 만든 규칙의 노예가 되었으며 그에 따라 다른 이들이 율법의 목적대로 행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직장의 맥락에서 직면하는,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윤리적 딜레마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한 권의 완전한 규칙서를 만들고자 시도하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무의미한 일이다. 성경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수천 가지의 상황을 전부 설명하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시도를 하게 되면 실제 의도와 다른 뜻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혹은 더 심한 경우, 성경의 중요성을 축소시키고 핵심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성경이 일터에서 윤리에 대한 포괄적인 규칙서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지만, 성경에는 중요하고 유의미한 명령/규칙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성경에는 복잡하지 않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구절들이 많다. 우리가 직장에서 직면하는 모든 상황들이 복잡한 것은 아니다. 많은 비즈니스 활동의 경우, 어렵지 않게 성경을 통해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성경이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상사와 비슷한 개념)에게 순종하며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고 말한다면(예: 골 3:22),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만약 성경이 우리에게 게으르게 행하지 말고 자기 양식을 위한 책임을 지라고 말한다면(살후3:10-12),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한 갈등에 있어서 문제의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함으로써 해결하라고 말한다면, 바로 그것이 우리가 따라야하는 지침인 것이다. 그리고 도둑질하거나 살인하지 말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철저하게 그러한 명령들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Mike Murdock, The Businessman’s Topical Bible: Wisdom and Inspiration for Today’s Businessman (Tulsa: Honor, 1992). 비즈니스 여성용 버전도 있다.

본 섹션들 내의 각 "챕터"는 “When…(…할 때)” or “The Businessman and …(비즈니스맨과 …)”로 시작한다. 예를 들면, "When a customer does not pay his bills(고객이 계산을 지불하지 않을 때)" 혹은 "When you face illegal or unfair competition(당신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경쟁에 직면할 때)" 혹은 "The Businessman and Negotiation(비즈니스맨과 협상)" 등이 있다.

Murdock은 이 구절들을 NIV버전으로 사용했다.